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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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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뚤하고 무거운 그릇…흙맛으로 인간성 일깨워"


 


■ 예술을 일상으로 만드는 도예가 이윤신 이도 회장


서울 가회동에 위치한 도자기 브랜드 `이도` 본점 3층. 이케아 철제 캐비닛에 한국 전통 목가구 장석(장식·개폐용으로 부착하는 금속)을 붙인 수납장이 독특했다. 아트퍼니처 작가 하지훈의 작품으로 얼핏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 문양처럼 보인다.

이 작품은 도예가 이윤신 이도 회장(59)이 최근 론칭한 공예 브랜드 `이도 아뜰리에` 대표작이다. 예술을 일상으로 만드는 데 주력해온 이 회장은 "먼 훗날 21세기 대표 가구가 될 수 있다"며 "이 시대 감각을 반영하면서도 삶을 더 풍요롭게 해주는 아트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판다"고 말했다.


이도 아뜰리에 소속 작가는 30여 명. 작품 구상 단계부터 논의하고 있으며 향후 소속 작가 수를 50여 명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공간에 들어가면 실용적이면서도 한국적인 느낌을 만드는 작가들을 선정했어요. 작가가 마음 놓고 작업에 몰두할 수 있는 유통 구조를 만들려고 합니다. 젊은 작가를 발굴해 공예산업 전문인력을 양성해나가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것도 우리 비전이에요."

 

이도 아뜰리에는 가회동 이도 본점 외에 현대백화점 목동·판교점, 부산 신세계 센텀시티점에 입점해 있다. 제품 가격은 5만~1000만원대다. 이 회장은 "생활 속 예술작품을 적극적으로 유통시킬 수 있는지 가능성을 실험하기 위해 백화점 유통망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비즈니스를 잘 하는 문화기업이 됐으면 좋겠어요. 예술에 치중하면 장사가 안 되고, 사업으로 몰고가면 작품성이 떨어져 균형을 잘 잡는 게 중요합니다. 지난 8월 백화점 입점 후 꾸준히 판매가 늘어나고 있는데 아직은 어려워요. 집을 꾸밀 인테리어 제품을 충동구매하는 사람은 드물기 때문이죠. 여러 번 봐서 눈에 익어야 하고 꼼꼼하게 계산하죠. 하지만 잘 구입하면 집의 격조를 높이고 마음의 안정을 줍니다."

그는 수공예 도자기 사업 성공에 힘을 얻어 공예산업에 뛰어들었다. 1990년 이도를 설립해 단아한 빛을 지닌 제품 라인 `온유`, 흙색을 품은 `소호` 등으로 연간 매출 100억원을 올렸다.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는 도예 제품을 그냥 찬장에 모셔놓는 사람이 많았어요. 아무리 예뻐도 그릇의 용도는 음식을 담는 겁니다. 지금은 보물이 된 달항아리도 원래 곡식을 담는 자기였죠. 도예 제품을 일상생활에 사용하는 데 참 오래 걸렸어요."

그가 만든 그릇은 반듯하지 않다. 뭔가 삐뚤삐뚤하고 조금씩 틈이 있거나 약간 찌그러져 있다. 이 회장은 "음식을 담아야 공간이 채워지는 그릇"이라며 "음식뿐만 아니라 사랑과 정성, 소중한 시간을 담아야 완전해진다"고 말했다.

유약을 바르지 않고 가마에 구워 흙빛이 나는 그릇도 이도의 상징이다. 흙맛이 나는 그릇을 사용해 인간성을 회복하자는 게 이 회장의 뜻이다.

 

 "공장에서 찍어낸 본차이나는 잘 깨지지 않고 편리하지만 아무리 들여다봐도 따뜻한 느낌이 없어요. 도자기그릇은 무겁고 잘 깨지지만 자연을 느끼게 하고 조금 더 여유를 줍니다. 나만의 시간과 공간을 위해서 존재하는 물건이지요. 여섯 살 손주에게 물건을 소중히 다루는 법을 깨우쳐 주기 위해 도자기 그릇을 쓰게 했어요. 요즘 유치원 아이들은 플라스틱이나 스테인리스 그릇을 사용하는데 안 깨지니까 마구 두드리고 던져요." 그는 서울 금천구 가산동 패션 아웃렛 W몰도 운영하고 있다. 국내외 유명 브랜드 300여 개가 입점해 있으며 연간 매출 3000억원을 올리고 있다. 홍익대 공예과와 일본 교토시립예술대학원에서 도예를 전공한 이 회장이 부친에게 물려받은 사업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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